강동구/History

강동구를 관통하는 철도의 흔적을 발견하다 [남부교외선] (2)

2020 지구의 원더키디 2009. 5. 5. 23:01
1975년 신문에서 찾아 낸 증거

며칠전 네이버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았다. "디지털 아카이브 서비스"
1975년부터 1985년까지 10년간 발행된 신문을 모두 디지털화 하여 기사 검색 및 스크랩을 가능케 한 것이다.

서비스가 오픈되고 나서 가장 처음 한 일은 "천호동", "강동구" 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한 것이다.
여기서 뜻하지 않은 증거를 발견하였다.


1978년 6월 2일자 경향신문에 나온 해당 기사에는 도농-부곡간 전철 계획에 대한 내용을 실었다. 계획중인 철도의 이름은 "남부교외선" 으로 명명된 듯 하다.


".... 도농-부곡간 전철건설계획은 날로 늘어나는 물동량에 비해 서울 도심권에 있는 청량리역과 용산역의 하역능력이 이미 한계점에 다다라 이를 외각으로 분산하고 서울을 둘러싼 교외선망을 형성, 수송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강남개발과 도심기능 분산을 추진해 온 서울시는 하역능력이 한계점에 이른 도심내의 역에서 하차되는 화물을 분산시키고 화물차량에 의한 도심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 전철화 3단계 계획으로 철도청과 협의, 현재 강북지역의 교외선과 같은 기능을 감당할 남부교외선을 건설키로 한 것이다.... " (1978년 6일 2일자 경향신문)


즉, 남부교외선은 서울의 화물처리 한계점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 이었으며, 나아가 정부종합청사가 세워지는 과천의 교통을 원활케 하기 위함 이었으며, 부곡을 서울 외곽의 종합 수송역으로 발전시킬 예정이었던 것 이다. 위 계획선을 보면, 남부교외선은 부곡에서 분기되며, 지하철 3호선과 지하철 4호선, 5호선등을 지나게 된다. 이 계획도는 1편에서 기재하였던 1975년판 사회과부도 내용과 일치한다. 그러나 여전히, 실제 강동구를 지나는 철도부지와는 다르다. 이 의문은 아래 삽화를 보면 풀리게 된다.



전체적으로 계획이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농-부곡간 남부교외선은 현재 철도부지의 위치와 거의 흡사하게 묘사되어 있다. 6월자 계획도에서는 남부교외선이 암사동-잠실을 지나서 과천으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9월자 계획도에서는 암사동-잠실을 지나지 않고, 양재를 거쳐 과천으로 향하게 된다.


이로써 모든 의문이 풀렸다

이로써, 고등학교때 한 선생님께서 들려준 이야기에 대한 모든 의문이 풀렸다..


* 강동구 한영고 앞에 있는 공터는 철도부지였으며, 고덕지구가 조성되기 전에 이미 부지조성을 하였다.

* 계획되었던 철도는 남부교외선이었으며, 이는 현재 문정동 철도부지로도 남아 있다.


* 최초에는 암사-잠실을 지나도록 계획되어 있었으나, 고덕-문정-양재로 변경되었다.



남부교외선이 계획대로 준공되었어도 강동구의 모습에는 크게 변화되진 않았을 것이다. 현재의 강동구는 아파트 단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철도부지가 조성될 시점에도 고덕지구는 대단위 아파트 지구로 이미 계획되었다.) 도심과 부도심-외곽을 이어주는 핵심철도 보다는 화물 및 서울을 통과하려는 승객들의 수송을 맡게 되었을 남부교외선의 성격을 보았을 때에도 강동구의 발전과는 거리가 있는 철도 노선이다. 위 노선안이라면, 부곡이나 과천, 양재동이 교통-수송의 중심지로 혜택을 받았을 것 이다. 또한 부곡은 현재의 광명역 대신 고속전철의 중간 정차역으로 건설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강동구에는 남부교외선이 정차하는 1개 정도의 역사가 계획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위치는 아마도 고덕지구 근처가 아닐까? 지금쯤에는 중앙선전철화와 마찬가지로, 남부교외선도 전철화가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전철화로 인해서 현재 둔촌동 근처에 1개 정도의 역사가 더 건설되었을지 모른다.

남부교외선의 역할은 현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일부 대신하고 있다. (수원-과천- 장지-강동외곽을 지나 구리-도농으로 건설되어 있다.) 또한, 구리-도농에서 강남을 연결하려는 암사대교가 현재 건설되고 있다.


철도가 계획대로 건설되었다면, 강동구가 어떻게 변했을지 상상해 보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다.
(적어도 강동구민으로서..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