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인터라켄-융프라우 하이킹 코스 (피르스트 - 쉴트)

4) 피르스트 - 쉴트 - 그로스샤이덱

(First - Schilt - Grosse Scheidegg)

거친 고원을 온 몸으로 느껴보고 야생동물도 만나볼 수 있는 코스.

알프스 고산지대를 탐험하는 듯한 느낌으로, 골짜기 중간에서 절대적인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하이킹 코스

 

 

피르스트 전망대를 기점으로 하여, 그로스샤이덱으로 가는 하이킹코스를 이용한다. (하이킹 도면 참조)

공식적인 코스 넘버링은 17번이며, 목적지까지의 대략적인 소요시간은 3시간 정도.

 

 

피르스트에서 본 그로스샤이덱

 

 

저 멀리 그로스샤이덱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이는데, 1시간 30분은 걸어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걸어가는 동안, 오른쪽으로는 "Mettenberg" 라는 육중한 벽을 감상할 수 있다. 역시 나무는 한 그루도 볼 수 없으므로 선글라스나 모자를 꼭 챙겨야 한다.

 

 

걸어가다보면, "Schwarzhorn" 코스로 분기되는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의 뾰족한 부분을 보면 하얀색 바탕의 가운데에 빨간색 띠가 표시되어 있으며, 코스 중간 중간에 네모난 돌에 칠해진 표식이 놓여져 있으니 길을 잃을 염려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이제 쉴트(Schilt)를 낀 채로 코스의 경사는 점점 높아진다.

 

 

 운이 좋다면 알프스 산양 떼와 함께 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주요 관광지점 - 마을과 떨어져 있다 보니, 사람 소리 하나 들을 수 없고, 한 명의 등산객과도 마주칠 수 없었다. 사방이 모두 엄청난 높이의 산 단면으로 둘러싸여 있다 보니 홀로 자연 한 가운데에 버려져 있다는 고립감마저 들 정도이다.

 

 여기서부터는 사방이 모두 제법 높은 산사면 혹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나무 하나 없이 오직 돌과 잔디 뿐이다. 하이킹 코스는 이런 협곡 비슷한 골짜기의 한 가운데서 쉴트를 돌아서 하강하게 되어 있다. 중간을 흐르는 시냇물 소리 말고는 그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정말로 이상하고 - 신기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자연의 한 가운데에 나혼자 서 있던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이 때, 저 멀리서 꾸물꾸물 움직이는 생명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백여 마리 정도는 되어 보이는 알프스 산양 무리들. 관심이 필요한 멸종위기종이라고 한다.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 예상치 못하게 만나는 바람에 그 반가움은 더욱 배가되었다. 모든 무리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얼마나 사람을 경계하던지 휴식을 중단하고 산사면 너머로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Schilt 골자기 근처에서 바라본 Wetterhorn

 

 

<출처 : http://www.summitpost.org/schreckhorn-twins/802793>

 

 

사진들이 너무 황량한 느낌이 들어서.. 같은 장소에서 2012년 7월에 촬영된 사진을 가져와 보았다. 사진속에 보이는 봉우리가 바로 쉴트. 겨울철 스키를 타려는게 아니라면, 역시 알프스는 초록빛이 돌아야 제 맛이다.

 

 골짜기를 지나서 내려 오게 되면, 그로스샤이덱으로 향하는 길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여기에서 하산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피르스트 전망대로 다시 돌아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을 하든지 - 아니면 그로스샤이덱까지 마저 걸어간 다음에 그로스샤이덱에서 다시 그린델발트로 내려가는 버스를 탑승할 수 있다. (버스 웹사이트 참조) 

 

나의 경우는.. 버스 막차가 끊겨 버려서, 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길을 1시간 30분이나 걷고 걸어서, 그린델발트로 내려올 수 있었다.

 

 

※ 혼자 가면 너무 외로울 수 있으니 주의. 물과 간단한 간식은 꼭 챙겨갈 것. 그로스샤이덱에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면, 버스 시간을 꼭 계산하여 움직일 것.